
1) 블레드에서 맞이한 아침, 호수와 알프스 풍경
전날 밤 늦게 도착했을 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아침이 되니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놀라웠습니다.
블레드 호수와 율리안 알프스가 어우러진 모습은 postcard 그 자체였습니다.
호수 주변에는 호텔과 휴양지가 늘어서 있어 ‘유럽식 힐링 여행지’라는 느낌이 물씬 났습니다.
어르신들이 장기 체류하며 쉬어가기에도 딱 맞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호수를 따라 걷다 보니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동유럽·발칸 패키지 코스에 블레드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을 정도로, 이 작은 마을에도 꽤 많은 한국인 여행자들이 있었습니다.

3) 블레드 성과 크림케이크
투어 시간까지 애매하게 남아 있어, 잠깐 **블레드 성(Bled Castle)**에 다녀왔습니다.
알부인 주교가 1011년에 방어용 요새로 지은 성인데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성이에요. 드라마 흑기사의 촬영지기도 합니다.
입장료는 17유로. 사실 내부는 크게 볼게 없어요. 입장료 내지말고 호수 전경만 봐도 충분 할거 같아요.
성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전경은 그야말로 절경이었습니다.
성벽 위에서 바라본 호수와 푸른 숲, 그리고 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이 어우러져 그림엽서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와있어서 그분들 사진도 찍어 주고..인도인 아줌마와도 서로 사진을 찍어 주었어요.
나 역시 인도에서 살다 와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봤죠. 죽어도 인도에서 왔다는 소리는 안하대요.캐나다에서 왔대요.
여행하면서 많은 인도인을 만났지만 인도에서 왔다는 사람은 없었어요.
죄다 영국,미국,캐나다에서 왔다네요. 그만큼 검은 머리 외국인이 많은거곘죠.

내려오는 길에 카페에 들러 블레드의 명물 **크림케이크(크렘나 레지나, Kremsnita)**를 맛봤습니다.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니 처음엔 달콤하고 부드러웠지만, 먹다 보니 점점 느끼해져서 결국 다 먹지는 못했습니다.
아침에 마트에서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안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빈트가르 협곡, 예상치 못한 변수
이날 주요 일정은 **빈트가르 협곡(Vintgar Gorge)**이었습니다.
Vintgar nakup karte
Znesek: 0,00 EUR
tickets.vintgar.si
블레드에서 빈트가르 협곡 까지 셔틀버스가 있고 또 빈트가르 협곡 인원 제한이 있어서 온라인 예매 했는데요.
위 사이트에서 15유로에 입장권을 예매했어요. 막상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니 셔틀버스가 오지 않았습니다.
근처 자전거 대여점에 물어보니 “비수기에는 셔틀이 운행되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대안은 세 가지였습니다.
- 시내버스를 타고 한 코스 내려서 1.6km 걷기
- 아예 도보로 3.8km 이동하기
- 택시 이용하기
구글 검색해보니 셔틀버스는 8월말까지 운행이라 되어 있었어요. 멍청비용만 날린거죠.
하지만 여기 까지 와서 포기 할 수는 없었어요.
결국 GetYourGuide 투어 상품을 찾아 결제했습니다. 포함된 프로그램에는 맥주시음도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꽤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건데 Natour Bled & Vintgar Gorge shuttle & Beer shop Bled 이라는 자전거 대여점 겸 여행사 에서 유료 셔틀을 운행 하더군요.
여름이 아닌 비수기에 가시는 분들은 여기서 셔틀을 대여해서 가는 것도 방법일거 같아요.
https://maps.app.goo.gl/YTAeXRjXvcC1oK3y8
Natour Bled & Vintgar Gorge shuttle & Beer shop Bled · Grajska cesta 4, 4260 Bled, 슬로베니아
★★★★★ · 스포츠 전문여행사
www.google.com

4) 빈트가르 협곡 트레킹
오후 3시 30분, 여행사 앞에서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협곡 입구에 도착하니, 제 티켓에 적힌 시간과 함께 안전모를 지급해 주었습니다.
솔직히 왜 필요한지 모르겠었고, 모자 안에서는 땀내와 쩐내가 났습니다. 😅
협곡 자체는 잘 정비된 데크길을 따라 걷는 코스로, 30~40분 정도 걸으며 시원한 물길과 절벽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듯, 자연이 만든 길을 따라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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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가면 작은 폭포가 나타나고, 그곳부터는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됩니다.
출발할때 큐알코드를 찍어 맥주 시음장의 위치를 확인하며 혼자서 산을 탔는데, 정말 도로와 간이 식당이 나타났습니다.

5) 자연 속 맥주시음과 슈트루클리
협곡 끝에 도착한 식당 같은 공간이 바로 맥주시음 장소였습니다.
티켓을 보여주자 맥주와 슬로베니아식 만두 슈트루클리Struklji을 내주었습니다.
슈트루클리는 우리나라 만두처럼 고기가 들어간게 아니고 과일이나 초콜렛 같은 달달한게 들어가더군요.
아무래도 맥주랑 마실거라 저는 치즈 슈트루클리를 선택했어요.딱 라비올리 생각하면 됩니다.
맥주는 무제한 많이 마실수록 본전뽑는거죠. 일단 라거맥주 선택하고 한잔 원샷!!
산길을 오르느라 목이 말라 수제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는데, 멀리 펼쳐진 초원을 보며 마시는 맥주 맛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시원했습니다.
맥주는 도수가 생각보다 높았는지 한 잔만으로도 살짝 알딸딸했는데, 욕심을 부려 한 잔을 더 마셨습니다.
슈트루클리가 너무 늦게 나와 빈속에 맥주를 연거푸 들이켰더니 술이 확 오르더군요.

6) 하루를 마무리하며
취기가 살짝 오른 채로 블레드 시내로 돌아왔습니다.
여행의 낭만이 끝났다고 생각할 즈음, 또 하나의 현실이 기다리고 있었죠. 바로 빨래! 😅
다행히 숙소 근처에 빨래방이 있어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동안 블레드 성, 빈트가르 협곡 트레킹, 맥주시음 체험까지 꽉 채운 일정이었지만, 블레드에 3박을 잡아둔 덕분에 마음이 여유로웠습니다.
내일은 비가 온다니, 오늘 하루를 부지런히 움직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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