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튀르키예 동남부 디야르바크르를 떠나 동부의 반(Van)으로 이동하는 날이에요 😊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늘은 이동만으로도 꽤 진이 빠졌어요.
장거리 버스에 열악한 휴게소, 도착하니 문 닫힌 식당들, 비까지 내리고...
그래도 결국 따뜻한 닭죽 한 그릇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이것도 여행이죠 뭐 😄
오늘 이야기 시작할게요! ✨

🚌 튀르키예 장거리 버스 — 코롱냐까지 뿌려주는 서비스
디야르바크르에서 반까지는 버스로 공식 6시간이에요.
실제로는 그보다 더 걸렸어요. 꽤 긴 장거리 이동이에요.
그런데 튀르키예 장거리 버스, 서비스 하나는 진짜 잘 되어 있어요.
버스에 타니까 안내군 청년이 차와 음료 같은 걸 서빙하더라고요.
예전에 안탈리아에서 마르마리스로 갈 때도 안내군이 과자에 차, 음료까지 챙겨줬던 기억이 나는데 — 이번에도 어김없었어요.
그리고 코롱냐(Kolonya)!
튀르키예 전통 향수 같은 손 세정제인데, 안내군이 승객들 손에 직접 뿌려줘요.

⛰️ 휴게소 — 고도가 올라갈수록 열악해지는 시설
버스가 달릴수록 풍경이 달라졌어요.
점점 산 위로 올라가는 느낌이었어요.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했는데, 고도가 꽤 올라와 있었어요.
휴게소 시설은 솔직히 서부에 비해 많이 열악했어요.
아무래도 쿠르드인들이 사는 동부 지역이라 개발이 덜 된 것 같았어요.
그래도 배는 채워야 하니까 — 쿠나페(Künefe), 츄러스, 그리고 차이(Çay)를 사서 점심으로 때웠어요.
💡 쿠나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쿠나페는 실 모양의 카다이프 반죽 사이에 치즈를 넣고 구운 뒤 시럽을 뿌리는 디저트예요.
달콤하고 짭조름한 맛이 묘하게 중독적이에요.
가지안테프가 제일 유명하지만 튀르키예 어디서든 만날 수 있어요.
꼭 한번 드셔보세요!

🌧️ 반(Van) 도착 — 여태껏 온 도시와 완전히 달랐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반(Van)에 도착했어요.
중동 특유의 이국적이고 햇살 가득했던 산리우르파, 마르딘, 디야르바크르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 였어요.
뭐랄까 — 러시아나 발칸반도 국가 같은 황량하고 쓸쓸한 분위기였어요.
관광도시가 아닌 게 확 느껴지더군요.
외국인 관광객이라고는 국경을 맞댄 이란인들밖에 없는 것 같았어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더 자세히 풀게요!

🏨 숙소 체크인 — 명색이 호텔인데 현금만 된다고요?
관광도시가 아니라 그런지 숙소 예약도 쉽지 않았어요.
반 호텔은 Otelz.com이라는 튀르키예 예약 사이트에서 했는데요
Karakoç Van Otel을 예약했어요.
평점이 좋아서 골랐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우리나라 모텔 수준이었어요.
게다가 영어가 한마디도 통하지 않았어요.
번역기를 돌려가며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했는데, 숙박비를 현금으로 달라는 거예요.
명색이 호텔인데 현금만 받는다니 외국인이라 이러나 싶기도 했어요.
지금은 현금이 없다, 내일 환전해서 주겠다고 했더니 그냥 체크인을 시켜줬어요.

🍲 일요일 저녁, 문 연 식당이 없다
어찌어찌 체크인을 마쳤는데 배가 너무 고팠어요.
점심에 빵 두 조각이 전부였으니까요.
그런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시내 가게들이 죄다 문을 닫았어요.
구글 지도를 보면서 여기저기 찾아다녔는데 — 어느새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걷고 있었어요.
문 연 가게는 없고, 인적은 뜸하고, 거기다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어요.
결국 다 포기하고 숙소 방향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식당이 보였어요.
무작정 들어갔어요.
🍜 찐 서민 식당에서 먹은 타북 수프
완전 찐 서민 식당이었어요. 수프나 스튜 종류를 파는 곳이었어요.
문제는 메뉴를 하나도 읽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가 아는 단어를 하나 발견했어요.
타북(Tavuk) 튀르키예어로 닭을 뜻하는 단어예요.
닭고기 수프면 어떻게든 먹을 수 있겠지 싶어서 손짓 발짓으로 주문했어요.
나온 음식은 — 진한 닭죽 같은 수프였어요.
그리고 빵을 수북이 담아 같이 주더라고요.
거기에 고수, 양파, 레몬을 반찬처럼 곁들여줬어요.
우리나라였으면 이 치킨 수프에 밥을 말아서 김치랑 먹었겠지만
이 동네 사람들은 빵을 수프에 찍어 먹으면서 고수와 양파를 반찬처럼 먹더라고요.
옆 테이블을 슬쩍 보니 한 손에는 빵, 한 손에는 고수를 들고 먹고 있었어요.
따라 해봤더니 — 비 오고 쌀쌀한 날씨에 생각보다 꽤 괜찮았어요.
따뜻하고 진한 국물이 온몸으로 퍼지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반에 무사히 입성했어요 😊
환전은... 내일 어떻게 되겠죠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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