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여러분! 드디어 디야르바크르(Diyarbakır) 여행기가 시작됐어요 😊
긴 이동 끝에 도착한 첫날 오후, 짐을 풀자마자 바로 밖으로 나왔어요.
퍼져있기엔 이 도시가 너무 흥미로웠거든요!
디야르바크르는 블랙의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곳이에요.
도시 전체가 검은 현무암으로 지어진 건물들로 가득해요.
처음 보면 좀 무겁고 어두운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 막상 골목을 걷다 보면 그 검은 돌 하나하나에 얼마나 깊은 역사가 담겨 있는지 느껴져요.
오늘도 발길 닿는 대로 걸어다닌 이야기, 지금 시작할게요 ✨

🕌 디야르바크르 그랜드 모스크 — 검은 벽돌로 지은 2천 년의 역사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옆에 디야르바크르 그랜드 모스크(Ulu Cami)가 있었어요.
첫인상이 독특했어요.
검은 현무암 벽돌로 지어진 건물인데, 뾰족한 지붕들이 꼭 교회처럼 생긴 거예요.
어? 모스크가 왜 교회처럼 생겼지? 싶었는데 — 알고 보니 진짜로 교회였어요!
이 건물은 무려 2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십자군 전쟁 때도 예배를 드렸고, 아르메니아 정교회에서도 예배를 드렸던 공간이에요.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처럼 기독교 교회를 그대로 모스크로 전환해서 사용하고 있는 케이스예요.
검은 현무암 벽과 기독교 건축 양식이 혼재된 이 독특한 공간이 지금은 이슬람 예배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니, 이 건물 하나에 이 지역의 복잡한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에요.

안으로 들어가면 역시나 넓은 홀은 남성 신자들 차지예요.
여성들은 구석 공간에서 기도를 드려요.
하지만 저는 외국인 관광객이니까 당당하게 그랜드 홀로 들어가서 푸른 카펫 위에 잠깐 앉아 쉬다 나왔어요 😄

⛪ 수르프 기라고스 아르메니아 교회 — 골목 끝에서 만난 작은 기적
그랜드 모스크를 나와 발길 닿는 대로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니 작은 교회가 나왔어요.
무슬림들의 도시에서 또 교회가 나왔어요.
이게 디야르바크르의 매력이에요 — 이슬람과 기독교가 오랜 세월을 함께 쌓아온 도시거든요.
수르프 기라고스 아르메니아 교회(Surp Giragos Ermeni Kilisesi)예요.
비문에 따르면 1515년에서 1518년 사이에 처음 건축됐어요.
1880년 화재로 완전히 소실된 후 1883년에 같은 자리에 재건됐고요.
그 이후 1915년에 부분적으로 파괴되어 수년간 폐허로 방치되다가, 보수 공사를 거쳐 2011년에 다시 예배 장소로 문을 열었어요.
특히 이 교회가 귀한 이유가 있어요.
구 서부 아르메니아와 중부 튀르키예에서 자체 교회를 갖춘 아르메니아 교구가 있는 도시가 딱 두 곳뿐이에요.
카이세리의 성 그레고리 조명자 교회와 바로 이 디야르바크르의 성 기라고스 대성당이에요.
신자 수가 워낙 적다 보니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청에서 최소 1년에 한 번씩 사제를 파견해 예배를 드려야 교구 자격이 유지된다고 해요.
그렇게 해서라도 이 교회를 지켜내고 있는 거예요.
그 사실이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어요.
무슬림 도시 한복판에서, 수백 년의 세월을 버텨온 이 작은 교회 앞에 서서 한참 바라봤어요.

☕ 하샨 파샤 인 — 16세기 카라반 사라이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두 곳을 돌아보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됐어요.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하샨 파샤 인(Hasanpaşa Hanı)으로 커피를 마시러 갔어요.
16세기에 지어진 카라반 사라이를 개조해서 만든 공간이에요.
카라반 사라이가 뭔지 기억하시나요?
실크로드를 따라 이동하던 상인 무리, 즉 카라반들이 쉬어가던 숙소예요.
마르딘에서도 비슷한 곳을 갔었는데 — 디야르바크르에도 이런 공간이 있었어요.
1층은 관광 기념품 상점들과 마당의 테이블에서 아침 식사를 팔고 있었고, 2층은 카페였어요.

😅 플러팅은 됐고요
2층 카페로 올라갔더니 직원인지 주인인지 모를 남자가 말을 걸더라고요.
"어디서 오셨어요? 혼자 오셨어요?"
혼자 왔다고 하니 자기가 커피 한 잔을 대접하고 싶다며 플러팅을 걸어오는 거예요.
됐다고 가볍게 무시하고 — 하지만 속으론 좀 쫄면서 — 반대편 자리에 자리를 잡았어요 😂
혼자 여행하는 여성이라면 이런 상황이 종종 있을 수 있어요.
당황하지 말고 가볍게 무시하고 자리를 옮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 역사적인 공간에서 마시는 커피의 값어치
커피 가격이 튀르키예 일반 카페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에요.
한국 기준으로는 여전히 저렴하지만요.
그래도 16세기 대상들이 머물던 건물 안에서 마시는 커피잖아요.
이 값어치는 가격으로 따질 수 없어요.
서빙하는 청년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더니 정말 열심히 찍어줬어요 😊
사방이 검은 현무암 벽인데 카페로 아늑하게 꾸며진 그 공간이 정말 독특하고 멋있었어요.
대상들이 머물던 방 안이 지금은 카페 공간으로 개조되어 있었어요.
커피 한 잔을 홀짝이면서 — 수백 년 전 이 공간에서 먼 길을 달려온 카라반들이 시끌벅적하게 교류하던 장면을 상상해봤어요.
말도 다르고 출신도 다른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서로 물건을 사고팔고, 이야기를 나누고, 하룻밤을 쉬어가던 그 풍경이요.
'이래서 카라반 사라이가 매력적인 거구나.'
💡 디야르바크르 첫날 꿀팁 모음
환전 숙소 근처 귀금속 상점가(규무스 상점가)에서는 환전 비추예요!
마운틴게이트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환율이 더 좋은 환전소가 나와요.
그랜드 모스크 외국인 관광객은 그랜드 홀 입장 가능해요. 복장에만 주의하세요.
수르프 기라고스 교회 골목 안에 있어서 지나치기 쉬워요. 구글맵으로 미리 확인하고 가세요.
하샨 파샤 인 2층 카페 강추! 아늑하고 역사적인 분위기예요. 1층 기념품 상점도 구경할 만해요.
혼자 여행 여성 주의 카페나 시장에서 말 걸어오는 남성들이 있을 수 있어요. 가볍게 무시하고 자리를 옮기는 게 베스트예요 😄
디야르바크르 첫날, 반나절밖에 안 됐는데도 이미 꽉 찬 느낌이에요.
검은 돌로 지어진 이 도시가 품고 있는 역사의 깊이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다음 편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야르바크르 현무암 성벽 탐방기를 들고 올게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그 성벽,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 주세요 🏰
오늘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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