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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여행] 시나이아, 돈 잃어버리고 기운만 빠진 날

by 레이디로마니 2026. 2. 2.

여행  56일차 이제 슬슬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어 졌어요.


아침에 눈을 떠 라면 하나를 대충 먹고, 오전 내내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했죠.


몸이 안 움직여진다기보다는, 움직일 이유를 찾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결국 오후가 되어서야 밥이라도 챙겨 먹어야겠다 싶어서 숙소를 나섰어요.

청소, 그리고 사라진 50유로

오늘은 청소를 원하지 않아 문에  make up room 이라는 팻말도 걸지 않았어요..


그래서 청소가 안 될 줄 알았죠..


오후에 세 시간 정도 밖에 나가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방이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어요.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청소를 안 할 줄 알고 캐리어도 잠그지 않았고, 가방도 그대로 두고 나갔는데 복대 안에 있던 돈이 줄어 있었어요.


분명히 기억하기로는 100유로가 있었는데, 돌아와 보니 50유로만 남아 있었지 뭐에요.

 

복대는 반쯤 열려 있었고,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도 없었어요.

 

증거도 없고, 확신도 100%는 아니니까요. 

 

 사실 이건 우즈베키스탄에서도 한 번 겪은 일이었는데, ‘설마 또?’ 했던 상황이 다시 오니 기분이 너무 더러웠어요.

 

화가 나기보다는, 나 자신이 한심해지더라구요.

 

여러분 절대 나갈때 현금은 몸에 지니고 나가세요. ㅠ.ㅠ 아니면 꼭 캐리어를 다 잠그시던가요.

 

장기 여행이 되다 보니 아차 하는 순간 이리 당하게 되네요. 

 

 

펠레슈 성 가는 길

 

날씨는 좋고, 마음은 엉망이고

우울 해 하기에는 그래도 날씨는 너무 좋았어요.

 

기분이 엉망인 채로 방에만 있기도 싫어서 운동 삼아 펠레슈 성과 펠리쇼르 성까지 걸어가 보았어요. 

 

가는 길이 참 예쁘거든요. 

 

전날 곰 출몰 경보 문자를 받아서 살짝 걱정되긴 했지만, 낮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고 길도 안전해 보였어요.


가을 단풍이 든 숲길은 예뻐서 걷는 동안만큼은 기분 전환이 되었어요.

 

하지만 또 타이밍이 안 맞았어요.


펠레슈 성 펠레소르 성 둘 다 모두 월요일인  오늘이 휴무였어요.

 

펠레슈 성

 

게다가 펠레슈 성은 공사 중  결국  겉모습만 보고 돌아서야 했어요.

 

관광객이 없어서 인지 펠레슈 성 뜰에서는 웨딩 촬영이 한창 이었어요.

 

루마니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이라는데 생각보다 소박하네요. 

 

펠레소르 성

 

펠레슈 성 옆에 있는 펠레소르 성..그냥 일반 저택 같아서 성인 줄도 몰랐어요. 여기도 공사중이네요.

 

어쩔 수 없죠 뭐. 

커피 한잔 하며..

 

빈속에 커피, 그리고 최악의 선택들

걷다 보니 허기가 졌어요. 


펠레슈 성 옆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빈속에 진한 아메리카노와 티라미수를  먹었는데 커피가 너무도 진했어요.

 

이 선택이 화근이었어요. 돈도 잃어 버린데다가 빈속에 카페인을 들이켰으니 이날 밤 잠은 다 잔거죠. 

 

 

 

에이 배나 채우자 하고 돌아와 루마니아 식 굴라쉬에다 우르서스 맥주 한병을 들이켰어요. 

 

이제 굴라쉬 먹을 날도 얼마 안남았네요.  한국 돌아갈 때 다 되어 가니까 이게 좀 아쉬웠어요. 

 

밤, 총소리와 개 짖는 소리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들었어요  그때가 밤 11시 쯤.렇게 예민한 상태로 누워 있다가

 

그런데 밖에서 총소리 같은 소리와 개 짖는 소리, 사람들 외치는 소리가 막 들리는 거에요. 

 

곰이 출몰했다는 문자는 또 날라오고...아마도 사람들이 곰을 잡는 것 같았어요. 

 

실제로 곰을 잡은 건지, 쫓아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유럽에서 곰이 제일 많은 동네니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죠.

여행의 끝자락에서

내일이면 마지막 여정지 부쿠레슈티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가네요.

 

난생 처음으로 해본 두달 간의 장기여행 장거리 비행을 버티려면 컨디션을 잘 관리해야 하는데,
마음도 몸도 제각각이었어요. 

 

더 나이 들면 이것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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