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속 휴양지를 꿈꿨는데, 먼저 찾아온 건 피로였다
여행54일차 오늘은 브라쇼브에서 시나이아로 이동하는 날이에요.
지도만 보면 두 도시의 거리는 가까워 보이지만,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이 ‘1시간 이동’조차 만만하지 않았어요.
주말이라 그런지 브라쇼브 시내는 아침부터 사람이 많았어요.
그래도 체크아웃 시간을 꽉 채워 여유 있게 숙소를 나섰어요.
다행히 브라쇼브 시내버스는 신용카드만 태그하면 바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라 이동은 수월했죠.
이런 사소한 편리함이 장기 여행자에게는 꽤 크게 다가옵니다.

브라쇼브 → 시나이아 이동 정보
https://www.cfrcalatori.ro/en/
Home - CFR Calatori
December, the 8th, 2025 CFR Călători informs that, starting with 14th of December 2025, the new 2025-2026 timetable will come into force, which will be valid until 12th of December 2026. The company will ensure the daily circulation of more than 1150 tra
www.cfrcalatori.ro
루마니아 철도 예매 사이트
기차는 느리고 낡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선택
브라쇼브에서 시나이아까지는 기차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답니다.
루마니아 기차는 전반적으로 낡은 편인데, 이번 구간도 예외는 아니었어요.ㅠ.ㅠ
특히 문제는 높은 계단이었죠.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기차에 오르는 게 가장 고역이었어요.
운좋게도 어떤 여자 승객 한분이 먼저 올라타더니 내 캐리어를 잡아 끌어 올려주었어요.
여행 중 힘든 순간마다 이렇게 잠깐 나타나는 도움은, 그 자체로 큰 위로가 되더군요.
이름도 모르는 사람인데도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는답니다.
좌석은 지정석이었지만,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다 보니 굳이 내 객차를 찾아가지 않고 가까운 자리에 그냥 앉는 분위기였어요.
루마니아 기차는 꽤 느슨한 분위기라, 자리 주인이 오면 비켜주는 식으로 운영되는 듯했어요.
역무원도 표를 한 번 확인하더니 고개를 갸웃하다가 그냥 지나가 버리더군요.

시나이아 도착, 또다시 언덕
캐리어를 끌고 오르는 마지막 시험
기차는 지하철처럼 여러 역에 정차한 뒤 시나이아에 도착했어요.
대부분의 승객이 이곳에서 내렸고, 플랫폼은 금세 한산해졌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죠.
역에서 나오자마자 계단과 언덕길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시나이아는 산속 휴양지답게 고저 차가 분명한 도시에요.
캐리어를 끌고 언덕을 오르며 ‘이제 진짜 마지막이겠지’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반복했어요.

다행히 이번 숙소는 가격대가 있는 편이라 엘리베이터가 있었고, 깔끔한 호텔식 스튜디오였어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동안의 고생이 조금은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죠.

생각보다 도시 같은 시나이아
산골 마을일 줄 알았는데
시나이아는 완전히 산속의 작은 마을일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달랐어요.
까르푸 같은 대형 마트도 있고, 쇼핑몰도 있으며 버스 노선도 제법 잘 되어 있었죠.
관광지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실제로 살아가는 도시였어요.

하지만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은 솔직히 브라쇼브보다는 전반적인 수준이 떨어졌어요.
음식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서비스가 느려도 너무 느렸죠.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30분 넘게 기다렸는데, 다행히 팁을 요구하지는 않았어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니 괜히 더 피곤해졌죠.
이유 없는 피로, 몸이 보내는 신호
여행 막바지에 찾아온 체력 저하
숙소로 돌아와 잠깐 누웠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어요.
이상하게 요즘은 꼭 오후 4시만 되면 잠이 쏟아지네요.
알람도 없이 깊게 잠들었다가 해가 진 뒤에야 눈을 떴어요. 머리는 깨질 듯 아프고, 몸은 납덩이처럼 무거웠어요.
특이한 건 계속 차갑고 달달한 것이 당겼다는 점이죠. 결국 밖으로 나가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었어요.
평소 같으면 잘 찾지도 않는 메뉴인데, 몸이 스스로 뭔가를 요구하는 느낌이었어요.
특별히 아픈 곳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전반적으로 지쳐 있는 느낌이랄까요. .
시나이아에서의 첫날은 ‘회복’이 목표
더 보지 않아도 되는 날
오늘은 관광도 거의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급하지는 않았어요.
시나이아에서는 성을 보고, 산을 걷고,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어요.
여행의 끝자락에서는 새로운 풍경보다, 무사히 돌아갈 체력을 남기는 게 더 중요해진다.
브라쇼브에서 시나이아로의 이동은 짧았지만, 몸과 마음이 동시에 쉬어가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준 하루였어요.
내일은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덜 욕심내며 움직여도 괜찮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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