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유럽-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슬로베니아,이탈리아,헝가리,루마니아

[루마니아 여행] 시기쇼아라에서 브라쇼브로, 추위와 멀미를 뚫고 대도시로

by 레이디로마니 2025. 12. 14.
안녕 시기쇼아라

 
시월 하순인데 아침 기온이 영하 2도였어요. 뭐 한겨울에 이동네는 영하 20도 까지 내려간다고 하네요.
 
이제는 루마니아의 겨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느낌이었어요.
 
패딩을 단단히 여미고 체크아웃 준비를 했죠. 
 
호스트인 Dan에게 아침 9시에 체크아웃해서 버스 터미널까지 가야 하는데 택시를 불러줄 수 있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그냥 자기가 태워주겠다고 하네요.
 
사실 처음에는 조금 경계가 됐던 사람이었어요. 

관광지 여기저기 같이 가자고 했던 것도 그렇고,숙박비를 현금으로 달라고 했던 것도 그렇고.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성채 마을 특성상 주차가 쉽지 않아서 외곽에 차를 대두고 손님들을 직접 실어 나르는 게 일상이었답니다.
 
후기를 다시 보니 “Dan이 항상 직접 태워다 준다”는 말들이 있었어요. 
 
괜히 혼자 예민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 덕분에 추운 아침에 캐리어 끌고 계단 내려갈 일은 피했어요.
 

주유소 휴게실이 의외로 잘 되어 있었음.

 
https://www.cfrcalatori.ro/en/

Home - CFR Calatori

November 20, 2025 CFR Călători inform the passengers that, for the implementation of the new 2025/2026 Train Timetable, which will enter into force as of December 14, 2025, the standard period of advance ticket purchase is temporarily reduced. Thus, tick

www.cfrcalatori.ro

 
CFR calatori 앱으로  브라쇼브행 버스를 예약했어요. 출발은 10시였데 한시간 이나 빨리 도착했지 뭐에요. 

주유소 안에 카페랑 화장실이 있어서 홍차 한 잔을 마시며 시간을 때웠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늦게 나와도 됐을 텐데 싶었지만,일찍 나와서 마음편한게 낫죠. 
 
주유소 길 건너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기다리는데 ‘브라쇼브’라고 적힌 봉고차가 보여서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하네요. 
 
올타나우(Autogari) 여행사 차량이 따로 온다고 기사님이 알려줬어요.
 
앱으로 예약하면 여행사에서 손님을 받아 예약 명단을 만드는 식이었어요. 
 
영하의 공기 속에서 떨면서 기다리다 보니 10시 1분쯤 봉고차 한 대가 서더군요. 
 
내 이름이 적힌 명단을 보여주며 맞냐고 물어보네요. 

그제야 안심하고 차에 올랐어요.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속이 심상치 않았어요.

아침에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영양제를 먹은 게 화근이었어요.
 
게다가 산길을 꼬불꼬불 달리니 멀미까지 겹치네요.
 
다행히 전날 사둔 비스킷이 가방에 남아 있어서 물과 함께 조금씩 먹었어요.
 
사실 어제 저녁도 굶었고 아침도 안먹었으니 완전 빈속인데 영양제를 털어놓는건 무식한 짓이었어요. 
 

브라쇼브역

 
정오쯤 브라쇼브에 도착했어요. 

기차로 오면 3시간 넘게 걸린다던데, 차로 오니 2시간 걸리네요. 버스 강추에요.
 
도착하자마자 느낀 건 “아, 여긴 도시구나”라는 안도감이었어요.
 
시기쇼아라도 예쁘긴 했지만 너무 작고 조용해서  숨이 막히는 느낌이 있었는데, 브라쇼브는 확실히 크고 활기찼어요.
 

역에서 구시가지 가는 버스..수학여행 온 듯한 애들이 미어터진다.

 
역에서 버스표를 사서 시내버스를 타고 구시가지로 이동했어요.
 
이상하게 학생 단체가 엄청 많았어요.
 
수학여행 시즌인가 싶을 정도로 여기저기 단체로 움직이는 아이들이 눈에 띄더군요.
 

브라쇼브 숙소..좋네요

 
숙소는 구시가지 입구 쪽이고 버스 정류장 바로 앞이라 위치는 좋았는데  3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그래도 욕실에 욕조가 있어서 물받아놓고 푹 담글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제는 20kg 캐리어를 계단으로 끌고 올리는 게 그렇게 큰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사람이 적응력이란 참.....
 
잠깐 누워 있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밖으로 나갔어요.

속이 비어 있는데 찬 공기만 마시니 더 안 좋아지는 느낌이었거든요. 
 

베트남 음식점이라니!!

 
https://maps.app.goo.gl/UamHcc8n5cjtK3Cz7

Little Hanoi Brasov · Strada Apollonia Hirscher 1, Brașov 500025 루마니아

★★★★★ · 베트남 음식점

www.google.com

 
 
검색하다가 베트남 음식점이 눈에 띄었어요.
 
이건 고민할 필요도 없죠!

쌀국수 하나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쌀국수에 블랙 타이거 새우 구이까지 주문했어요.
 
정말 푹풍 흡입을 했죠.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자마자 속이 조금씩 풀리더군요. 

다만 가격은… 루마니아 와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비쌌어요.ㅠ.ㅠ
 
게다가 오스트리아 이후로 처음으로 팁까지 요구받았어요. 젠장..
 

브라쇼브의 상징 검은 교회

 
배를 채우고 나니 조금 살 것 같아서 구시가지를 천천히 걸었어요.
 
브라쇼브에 왔으니 브라쇼브성 다음으로 유명한 검은 교회에 가보았어요.
 
브라쇼브 구시가지 한가운데 있는 검은 교회(Black Church)는 루마니아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 교회랍니다.
 
멀리서 봐도 묵직하고 위압적인데, 이름부터가 강렬하죠.
 
‘검은 교회’라니, 처음 들으면 괜히 음산한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검은교회 내부

 
사실 이 교회의 원래 이름은 성 마리아 교회(St. Mary’s Church)였어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건 1689년 대화재 때문이라고 하네요.

당시 브라쇼브 전역에 큰 불이 나면서 이 교회도 심각한 화재 피해를 입었고, 그 과정에서 외벽의 석재가 그을리면서 전체적으로 검게 변해버렸답니다.
 
그 이후 사람들 사이에서 “검게 변한 그 교회”라는 의미로 자연스럽게 Black Church라고 불리기 시작했고,그 이름이 지금까지 그대로 굳어졌어요.
 
이 교회가 더 흥미로운 이유는 루마니아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루터교(개신교) 교회라는 점이에요. 
 
브라쇼브와 트란실바니아 지역은 중세 시절 독일계 이주민인 트란실바니아 작센족이 정착했던 곳이죠.
 
그래서 이 지역에는 정교회나 가톨릭뿐 아니라 독일 문화의 영향을 받은 루터교 교회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교회 내부는 화려한 성상이나 금박 장식 대신 상대적으로 절제된 분위기가 느껴졌어요. 
 
그 대신 눈에 띄는 건 아나톨리아 지역에서 가져온 오스만 양식의 터키 카펫들이었어요. 
 
17~18세기 상인들이 교회에 기증한 것들이라는데,유럽 교회 안에 중동풍 카펫이 걸려 있는 모습이 꽤 이색적이었어요.
 
참고로 입장료 20레이를 내어야 들어갈 수 있어요. 
 

브라쇼브 구시가지 광장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려니 브라쇼브는 루마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도시라는 게 느껴졌어요.
 
사람도 많고, 상점도 많고,도시 자체가 여행자 친화적이네요. 
 
슈퍼에서 이것저것 사서 숙소로 돌아왔어요.
 
오늘은 이동만으로도 충분히 에너지를 쓴 하루였어요.
 
어차피 3박인데다 이제 여행 막바지라 쉬며 놀며 돌아다니기로 했어요. ㅎㅎㅎ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