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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여행] 에게르에서 세게드까지, 소도시를 잇는 느린 하루

by 레이디로마니 2025. 11. 9.

 

1. 비 오는 아침, 천천히 흘러가는 출발

여행 43일차.


헝가리 북부의 조용한 도시 에게르(Eger)를 떠나 남부의 대학도시 세게드(Szeged)로 향하는 날입니다.

 

전날의 여운이 남은 채 눈을 뜨니 창밖에는 빗방울이 조용히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기온도 뚝 떨어져서 오랜만에 재킷을 꺼내 입었습니다.

 

사실 지도상으로 보면 에게르에서 세게드까지는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하지만 헝가리의 소도시 교통망은 불편하기로 유명합니다.

 

직행 기차나 버스가 없어, 중간 도시를 거쳐 가야 하는데

 

이번 이동 경로는 에게르 → 세글레드(Cegléd) → 세게드(Szeged).

 

단순히 지도로 보면 ‘두 번 환승’이지만, 실제로는 험난한 여정이었습니다.

 

버스와 기차는 헝가리 교통 앱 MÁV 를 이용했어요. 

 

https://www.mavcsoport.hu/en

 

MÁV-csoport

For timetable and information about purchase please call the MÁVDIREKT Customer Service: Telephone: +36 (1) 3 49 49 49

www.mavcsoport.hu

 

세글레드 가는길 끝없는 평야

 

2. 완행버스의 3시간, 느림의 미학 혹은 인내의 시간

에게르 버스터미널에서 오전 9시 38분 출발하는 세글레드행 버스를 탔습니다.

 

표면상으로는 1시간 반 거리였지만, 이 버스는 시내버스 수준의 완행 노선이었습니다.

 

중간중간 마을을 들르며 승객을 태우고 내리기를 반복하니

 

3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비까지 내려 창밖은 뿌옇고, 도로는 진흙빛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차 안에 화장실은 없었고,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는 후회가 진하게 밀려왔습니다.

 

작은 도로 표지판마다 모르는 도시 이름이 스쳐 지나갔고,

 

창밖으로 보이는 들판에는 비에 젖은 포도밭이 드문드문 보였습니다.

 

여행이 주는 낭만도, 피로가 누적되면 인내의 시간이 되더군요.

 

세글레드 기차역

 

3. 세글레드에서의 환승, 그리고 낡은 기차

12시 40분, 드디어 세글레드 버스터미널 도착.

 

그대로 **기차역(MÁV Station)**으로 향했습니다.

 

일단 제일 먼저 찾은 건 화장실이었습니다.

 

장거리 완행버스의 후유증은 컸습니다. 😅

 

한 시간 정도 기다리다 세게드행 열차를 탔습니다.

 

하지만 그 열차는 ‘시간이 멈춘 듯한’ 오래된 차량이었습니다.

 

계단이 높아 캐리어를 들어 올리느라 진땀이 났습니다.

 

자리를 찾지 못해 헤매다 역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니, 헝가리 특유의 무뚝뚝함 대신 따뜻한 미소로 안내해주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창밖을 보며 멍하니 앉아 있으니 기차의 리듬이 마치 자장가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1시간 남짓, 비와 함께 세게드로 향했습니다.

 

헝가리 남부 대학도시 세게드

 

4. 대학도시 세게드, 활기가 살아 있는 남쪽의 도시

열차가 세게드역(Szeged Railway Station)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건 공기의 분위기였습니다.

 

에게르가 고요하고 전통적인 도시였다면,

 

세게드는 젊고 활기찬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역 근처는 유럽의 전형적인 대학가 풍경이었습니다.

 

젊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전동 킥보드가 도로를 가로지르고,커피 향이 골목마다 퍼져 있었습니다.

 

기차역 바로 옆 슈퍼마켓에서 트램 티켓을 구입한 뒤, 트램을 타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숙소가 트램 정류장 바로 앞이었습니다.

 

세게드 쇼핑몰

 

6. 쇼핑몰 탐험과 아찔한 착각

세게드 중심가의 쇼핑몰은 의외로 현대적이었습니다.

 

젊은 층이 많다 보니 매장 구성도 다양하고 트렌디했습니다.

 

워치 충전기를 에게르 숙소에 두고 와서 하나 살려고 했는데 끝내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이건 한국 가서 해결해야겠다.” 하고 포기했습니다.

 

마트에서 간단히 장을 보고 돌아왔는데,

왜 아파트에 호수가 없을까...

 

숙소 건물의 구조가 너무 복잡했습니다.

 

문 앞에 번호도 없고, 층간 표시도 모호했습니다.

 

그 결과 저는 한층 아래 이웃집 문을 열려고 시도했습니다. 😨

아무리 열쇠를 돌려도 안 열려서 문 사진과 열쇠 사진을 찍어 숙소주인에게 보냈더니,기겁을 하며 “거기 내 집 아니에요!”라고 달려왔습니다.

 

그제야 잘못된 층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트리에스테에서도 비슷한 실수를 했던 기억이 스쳤습니다.

 

‘혼자 여행은 늘 이런 작은 해프닝이 따라온다.’

이젠 그마저도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습니다.

 

세게드 밤거리 그야말로 적막강산..

 

7. 세게드의 첫인상, 그리고 조용한 밤

쇼핑몰을 다녀오니 어느새 해가 졌습니다.


복도엔 불이 희미했고, 사람들의 발소리도 끊겼습니다.

 

빨래방에 가려다 그냥 내일로 미루었습니다.

 

창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왠지 마음은 평화로웠습니다.

 

새로운 도시의 첫날은 언제나 설렘과 피로가 공존하죠.

 

오늘은 그 둘 사이 어딘가에서 균형을 잡은 하루였습니다.

 

8. 여행 팁

  • 에게르 → 세게드 교통
    • 직행 노선 없음. 에게르에서 세글레드까지 버스로 약 3시간, 세글레드에서 기차로 약 1시간 소요.
    • MÁV 앱에서 시간표 확인 가능.
  • 트램 이용
    • 세게드역 앞 슈퍼마켓에서 티켓 구매 가능. 1회권 약 450포린트.
  • 숙소 선택 팁
    • 트램 정류장 인근 숙소가 이동 편리.
    • 건물 구조가 복잡하니 체크인 시 반드시 층수 확인!
  • 비 오는 날 여행 준비
    • 커피 줄이고, 완행버스 탑승 전 화장실 필수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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