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사우제 가는 길 – 버스 타고 떠난 호수 트레킹
아침부터 비가 내려 오늘 일정은 잠시 고민스러웠습니다.
원래 계획은 버스를 타고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고사우제(Gosausee)에 가는 것이었는데, 비 오는 날 굳이 가야 할까 망설여졌죠.
하지만 결국 “이왕 온 김에 가보자”는 마음으로 11시쯤 길을 나섰습니다.
Hallstatt Lahn 선착장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며 기사님께 현금으로 왕복표를 구매했는데, 왕복 요금이 13유로. 꽤 비싼 편이었습니다.
참고로 할슈타트에서 고사우제로 가는 버스는 매 시 37분에 출발합니다.
543번 버스를 타고 두코스 가면 기사님이 고사우제 갈 사람들 내리라고 하고 중국애들이 우르르 내려요.
여기서 내려 541번으로 갈아타, 짤츠캄머굿 지역의 그림 같은 마을들을 스쳐 지나며 종점까지 갔습니다.
버스 안은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들로 북적였는데, 특히 젊은 중국인 개별 여행객들이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쉽게 구분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스타일이 워낙 비슷해 한국인과 중국인을 구분하기 어렵더군요.
이런 소소한 생각을 하다 보니 금세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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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고사우제 호수 둘레길 트레킹
고사우제는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한 호수로, 둘레를 따라 걷는 코스가 유명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거의 없어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우산을 쓰고 한적하게 걷는 길, 물안개가 호수 위에 피어올라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 주었죠.
넓은 호수를 따라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걸어도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반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걷는 내내 “아, 이게 진짜 오스트리아 산속의 공기구나” 싶은 깨끗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트레킹이 끝날 무렵, 아침 조식 때 챙겨 온 빵과 사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래고 기념품 가게도 들렀습니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할슈타트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올 때는 542번 버스를 타야 하니, 시간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할슈타트 포토스팟 – 북적임 속의 한 장면
비 오는 산길을 걷고 돌아왔더니, 허기와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숙소에서 라면을 끓여 먹은 후, 드디어 그 유명한 할슈타트 포토스팟으로 향했습니다.
포토스팟에는 이미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 있었고, 특히 태국에서 온 듯한 연예인 분위기의 여성들이 한참 동안 자리를 독차지하며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조금 짜증도 났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는 곳이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호수와 집들이 층층이 겹쳐진 장면은 정말 그림 같았거든요.

언덕 위 교회와 작은 기도
포토스팟에서 사진을 찍은 후, 언덕 위의 교회로 올라갔습니다.
교회 주변은 묘지였는데, 꽃으로 정성스럽게 꾸며 놓아 전혀 음산한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평온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 초를 하나 밝히고 짧은 기도를 드렸습니다.
여행길에 이런 순간이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화려한 관광지도 좋지만, 조용한 기도의 시간은 또 다른 여행의 의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다시 찾아온 OBB의 문제
숙소로 돌아와 정리를 하던 중, 또다시 OBB(오스트리아 철도)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번엔 류블랴냐-부다페스트 구간 기차가 취소되었다는 알림이었죠.
대체 루트를 확인해 보니 기차를 몇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말도 안되는 일정이었습니다.
비엔나-할슈타트 구간은 짧은 거리라 환승도 그럭저럭 감당할 수 있었지만, 장거리 이동에서 이런 문제는 정말 곤란했습니다.
결국 홈페이지에서 환불 신청을 시도했는데, 도무지 접속이 되지 않더군요.
내일은 잘츠부르크 역에 직접 들러 문의해야겠다고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비가 오는 날씨 때문에 아침엔 망설였지만, 결국 떠났던 고사우제 트레킹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여유롭고 고요한 시간이 되어 주었습니다.
한적한 산속 호수와 안개 낀 풍경, 그리고 할슈타트 포토스팟에서의 북적임까지.
하루 안에 정반대의 풍경을 모두 경험했네요.
그리고 여행이 늘 그렇듯, 문제는 또 찾아옵니다.
하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결국은 무사히 지나가고, 남는 건 풍경과 순간의 기억 뿐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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